3박4일의 마지막 날, 4일차이다. 3시 비행기라 여유가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이날의 일정도 예상외로 빠듯했다.
* 요나고-돗토리 여행 글 순서
③ 요나고-돗토리 숙소 : 온야도노노 호텔, 사이키벳칸 후기 ④ 1일차(11/24) : 렌트, 마쓰에성, 유시엔정원, 호텔앞BAR ⑤ 2일차(11/25) : 요괴마을, 아다치미술관, 코난박물관, 료칸찾아가기 ⑥ 3일차(11/26) : 시라카베도조군, 회전초밥집, 우라도메해안, 돗토리 사구 ⑦ 4일차(11/27) : 스키야, 에필로그 -- 이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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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 : 조식 - 마지막 온천 - 렌트카 반납 - 스키야(점심) - 걸어서 공항가기(마을 탐험) - 한국도착!
다들 전날 과음을 하신 탓에, 또 나만 조식을 먹고 온천을 했다. 아침이라 온천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덕분에 온천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사이키벳칸의 조식 중 일부]
2일간 묵었던 사이키벳칸 체크아웃 후 렌트카를 반납하러 갔다. 반납하는 곳 바로 앞이 공항이었는데, 점심을 먹으러 20분 정도 떨어진 '스키야'에 가겠다고 하니 렌트카 직원분이 스키야 까지 태워주셨다. 감사합니다!
점심, 스키야
그동안 해산물만 주구장창 먹다가 규동(소고기)를 먹으니, 완전 새로운 맛이었다. (스키야에는 한국어 메뉴판도 있다.)
[한국어 메뉴판]
[좌)명란마요규동 우)가쯔오브시&오쿠라규동]
[커리 규동, 아비꼬와 비슷함.]
수한이는 일본에서 먹은 것 중 커리규동이 가장 맛있었다고 한다. 다른 음식들은 모두 조금씩밖에 못먹어서(?) 먹은것 같지 않았다고.
요나고 마을을 지나 공항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공항을 향해 걸었다. 10분쯤 갔었는데,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늦지 않게 발견해서 다시 공항을 향해 갔다. 공항 바로 옆에 이런 시골 마을이 있다는게 신기했다.
[평화로운 시골마을. 이 건너편이 바로 공항]
하늘에서 바라본 황사와 미세먼지
한국으로 오기 전날 엄청난 황사가 중국을 덮쳤다는 기사를 봤다. 아니나다를까. 하늘에서본 모습은 멀리 황사+까만 구름이었다.
[우리나라 하늘. 까만 구름이 충격적이다.]
3박4일의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저 까만 구름아래 현실로 되돌아왔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을 많이 해봤다고 할까. 어떤 부분에서 의미있는 여행이었는지, 텍스트로 표현해보고자 한다.
에필로그. 이번 여행의 의미
1. 첫 부부동반 해외여행
결혼 후 다른 부부와 여행을 간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내편이가 자주가는 모임 BENU에 오랜만에 같이 갔다가 예지가 요나고 지역을 알려줬다. "여기 나도 가고 싶다."라는 한마디에 급 결성된 부부동반 모임.
여행을 준비하는 초반에는 나만 알아보는 것 같아서 살짝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가 가고 싶은 지역을 다 가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여행은 어디를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가는지도 중요한것 같다. 이들과 함께여서 내편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도 행복했다.
2. 첫 렌트카 여행
작년 삿포로 여행을 하면서 내편이가 "다음에는 렌트 해보자"라고 했었는데, 그 다음 여행에 바로 렌트를 할 줄이야. 같이 경찰서에 가서 국제면허증도 만드는 것부터가 설레고 즐거웠다. (평일 점심 데이트였음 ^^)
한국에서도 우리 차가 있어서 어디든 가기 편한데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요나고-돗토리지역은 어딜가나 주차장에 여유가 있고 대부분 무료였다. 도로요금도 free! 운전만 가능하다면 요나고 지역은 렌트를 추천한다.
오른쪽 운전석이라 내편이가 걱정을 좀 했지만, 그래도 막상 하니 할만했다고 한다.(난 도움이 못되서 미안!) 앞으로 여행 계획 할 때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렌트도 알아봐야겠다.
3. 가이세키 정식이 나오는 진짜 료칸 여행
일본에 몇번 와본 적이 있었지만, 가이세키 정식이 나오는 료칸은 그동안 비싸서 한번도 시도를 못해봤다. 작년 노보리베츠 석수정 료칸에 갔을 때 저녁은 뷔페였다. 이번에는 항공권을 저렴하게 이용해서 료칸에 비용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가이세키 정식은 혀보다 눈이 더 즐거운 음식이었다. 첫날의 가이세키 정식은 너무 화려해서 그 비주얼을 맛이 따라가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가이세키 정식은 꼭 먹어볼만 하다.
4. 여행책이 없는 곳으로의 여행
그동안 다녔던 곳은 모두 여행책이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하면서 책을 꼭 샀었다. 이번 요나고-돗토리 지역은 책이 없었다. '일본'으로 두꺼운 책 안에 몇장 정도 나와있는 수준이었다.
카페, 공식 블로그, 여행 블로그 들을 열심히 서치하면서 어디를 가면 좋을지를 정하고 구글맵으로 지역을 찍어서 동선을 짜는 것은 나의 여행 계획 스킬을 레벨업시켜 주었다.
주변 사람들이 어디가냐고 물어봤을 때, 요나고와 돗토리에 간다고 대답하면 거기가 어디냐고 되물어보는데 다른 사람이 모르는 곳을 먼저 가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5. 알게 되자마자 바로 결정한 여행
보통 어떤 지역을 여행하려고 마음을 먹는 것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신혼여행인 이탈리아는 몇년에 걸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곳이고 6개월 이상 알아보고 준비를 했다. 요나고는 처음 듣고, 조금 알아보고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떠난 곳. 나에게 이런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참 신기하다. '일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6. 항공 마일리지를 처음 사용해 본 여행
항공마일리지는 진짜 여행을 많이 가는 사람들만 쓸 수 있는 것인줄 알았다. 그런데 내 마일리지로 일본 왕복이 가능할 줄이야. 인도 출장, 정미와 다녀온 일본, 캄보디아, 그리고 신혼여행, 심지어 뉴욕 출장까지 모두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이 되는 항공을 이용했었다.
가는 편 마일리지 좌석은 매진이라 오는 편만 사용하게되어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가는편 항공이 온라인체크인으로 내편이와 붙어있고 앞쪽 좌석을 예매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일본 편도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쓸 수 있어 여행의 기회가 한번 더 있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좋다.
7. 현지인과 함께 술을 마셔본 첫 여행
그동안 해외에 나가면 같이간 일행들하고만 대화를 하고 술을 마셨다. 이번 여행에서는 친화력 짱인 예지 덕분에 온야도노노 호텔 앞 BAR 사장님과 함께 술자리를 했다. 여행을 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
일본인들은 자기 얘기를 잘 안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사장님은 자신이 결혼을 3번했고, 그 중 첫번째와 3번째 결혼한 부인이 같으며 그 사이에서 낳은 아들과 함께 이 BAR를 운영한다고 하는 얘기를 했다. (아, 대화가 가능한 것은 번역기 덕분이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여행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는 현지인과 대화를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8. 호텔 예약 시 인원수를 잘못 넣어서 예약사이트와 이메일을 엄청 주고받은 여행
생각해보니 호텔을 예약해본 적이 별로 없다. 출장 시, 같이 가는 분들이 내꺼까지 함께 예약해주거나 정미와 여행을 갈 때는 주로 호텔팩을 이용했었다.
이번에 여행은 즉흥적이기도 했거니와 하필 일본 연휴와 겹쳐서 예약가능한 호텔이 줄어드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급박하게 방 2개를 예약하다보니 인원을 변경해야하는 것을 신경쓰지 못했다. 예약을 하고 한참 뒤에야 방2개, 2인으로 예약했다는 것을 알았다. (방2개, 4명으로 예약을 했었어야 했다.) 예약사이트에 메일을 보내서 예약변경이 가능한지 비용이 추가되면 얼마가 추가되는지를 확인하고 재예약을 하고, 수정된 바우처를 받았다. (달라고 하기 전까지 안줬음...)
9. 블로그 개설 이후 첫 해외여행
이전까지는 블로그 시작 전에 다녀온 여행을 기억을 더듬어 포스팅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 첫 해외여행이라 어떤 내용을 블로그에 쓸지 여행하면서도 생각을 하기도 했고, 까먹지 않기 위해 이동하는 중간중간에 메모를 해놓기도 했다. 그래서 내용이 풍부하다. 앞으로도 블로그에 많은 여행 후기가 담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이 학교다, 인생이 여행이다' 라고 배틀트립 엔딩 성시경이 외침이 머릿속에 맴돈다. 다음번에 가보는 여행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 궁금하다.
- by JJeo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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