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인테리어

주방 인테리어시, 생각해봐야할 것 10가지

Soo♥JJeong 2018. 8. 11. 03:45

 

드디어 올리는 인테리어 후기. 두둥!

 

무엇을 가장 먼저 올릴지 고민을 하다가 기존 대비 가장 큰 변화가 있는 '주방'을 1번으로 선택했다. 주방 인테리어가 가장 많은 선택사항들이 있어서였는지,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이 아파트가 준공한 이후 전 집주인이 2년밖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주방은 손대지 않고 싱크대만 시트지작업을 할까도 고려했었다. 하지만 실측하러 집을 다시 보러 왔을 때, 싱크대도 많은 부분이 틀어져서 제대로 닫히지 않아 바꾸기로 결정했다. (대체 2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주방을 인테리어 하기로 결정한 이후, 무엇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할 것들이 우리를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이런 의사결정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난 인테리어를 한다고 했을까? 아니면 더 치열하게 미리 고민을 했을까? 아마도 후자였을 것이다.

 

단순히 '이렇게 했어요~'의 후기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의사결정을 했는지 가급적 순서대로 복기해보겠다.

 

 

 

 방 인테리어 시, 생각해봐야할 것 10가지!

 

1. 현재 주방 배치가 마음에 드는가? 식탁 위치는 어디로 할 것인가?

기존의 주방은 일자형 주방이었다.  아래 도면과 같이 현관문을 열면 좌측에 바로 냉장고장이 툭튀어나와있고, 그 옆으로 싱크대가 일자로 있는 구조. 현관 바로 옆에 있는 냉장고 장이 답답해보였고, 우리집의 작은 냉장고를 저기에 두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일것 같아 냉장고 장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우리집 도면. 현관으로 들어오면 왼쪽에 가벽이 있어 답답했다.]

 

집을 구할 때는 주방 구조를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인테리어 한 주방들을 찾아보니, 일자형주방보다 ㄱ자형, ㄷ자형 주방이 동선도 편리하고 아늑해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의 ㅡ자형 주방을 아일랜드 식탁이 있는 ㄱ자형으로 바꿔보는 것이 어떨지 많은 시뮬레이션을 했다. 이 때 'Sweet Home 3D'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Sweet Home 3D 프로그램. 2차원으로 배치도를 그리면 3D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냉장고장을 뜯어낸 후 추가된 작업들

1) 바닥이 편평하지 않아 바닥을 깎음 : 아파트 시공할 때 냉장고장을 먼저 설치하고 시멘트 작업을 했었는지  냉장고장 바닥이 다른쪽보다 높았다. 바닥을 깎는 작업이 들어갔다.

 

2) 천장 몰딩을 다시해야 함 : 냉장고장 위에만 몰딩을 다시 하려고 했으나, 맞는 몰딩이 없어서 주방-전체 몰딩을 다시 했다. (시공비 약 30만원 추가)

 

 

 

 


2. 어떤 브랜드의 씽크대를 쓸 것인가?  

여러 쇼룸을 돌아다녔으나, 부엌 가구는 한샘이 가장 괜찮았다. 용산 한샘 디자인파크에는 다양한 부엌이 있으니 부엌 인테리어를 고려한다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주방가구를 한샘으로 하지 않더라도 참고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인테리어를 하기 전에는 바흐, 유로, ik가 무엇인지 몰랐으나, 이제는 설명할 수 있다. 3개 모두 한샘의 주방 브랜드이며, "바흐> 유로 ≒ ik"라고 한다.

유로와 ik는 유통채널에 따른 구분으로, 유로는 키친&바스에서, ik는 리하우스(토탈 리모델링)에서 취급을 한다.

 

'바흐'가 고급인 이유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자재(서랍, 레일 등 뭐 많다했는데 이것만 기억남)가 유로, ik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흐는 나중에 더 좋은 집에 가면 하기로 하고, 유로로 하려고 했으나, 리하우스에서 취급하는 모델은 ik이므로 ik에서만 고를 수 있었다. 참고로 ik도 댐핑기능이 있어서 서랍을 세게 닫아도 쿵 닫히지 않는다. 레일도 이정도면 괜찮다.

 

 

다만, 한샘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 너무 아쉽다. 리바트키친과 대림디움의 부엌도 보았으나, 한샘만큼 다양한 디자인이 없었다. 계속 살면서 쓸 물건이라 A/S를 생각하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브랜드 제품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다른 브랜드들도 주방에 더 많은 라인업이 생기길 기대해본다.

 

 


3. 씽크대 상부장, 세로형 vs 가로형?

씽크대 상부장이 가로형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씽크대 상부장은 다 길쭉한거 아니었나? 유난히 내편이는 가로형을 선호했다. 특히 검정색 플랩장(위로 올리는 스타일)을 원해서, 원하는대로 해주었다. (한명의 취향이 확실하면 참 좋다. 결정할게 줄어듦.)

 

 

[블랙 플랩 상부장. 왼쪽처럼 위로 올려서 연다. ]

 

가로형 상부장의 장점

1. 예쁘다.

2. 위에도 여백이 있어 빽빽해보이지 않는다.

3. 상부장이 2개밖에 없어 2개를 열어서 보면 뭐가 있는지 한눈에 확인이 가능하다.

그리고, 식기세척기 사용 후 한꺼번에 넣기 좋다.

 

단점

1. 세로형 대비 수납공간이 적다. (기존에 세로형을 썼을때 천장부분까지 수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이 단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4. 씽크대 하부장에 어떤 가전을 넣을 것인가? 수납 종류는 무엇으로?

하부장에는 가전을 넣는 경우가 많다. 빌트인 오븐, 식기세척기, 밥솥장, 전자렌지장 등. 이 중 본인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만약 수납이 필요하면 하부장에는 수납만 하는 것도 좋다. 

 

우리는 설거지하는 것이 힘들어서 식기세척기를 넣기로 했다. (식기세척기 써보니, 완전 좋다! 가정의 평화를 가져다주는 가전 인정.)   빌트인 오븐도 하고 싶었지만, 오븐까지 했다가 수납을 못할것 같아 오븐은 안하는 것으로 했다. (최근 나온 에어프라이어까지 되는 오븐은 빌트인이 안되어서 나중에 필요하면 사는 것으로!)

 

[하부장 전체모습. 식기세척기는 LG 디오스]

 

하부장 수납은 씽크볼이 있는 곳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물이 왔다갔다 하는 부분이라 수납이 조금밖에 안됨) , 조리대 60cm에는 식기세척기가 들어가는 것이 확정되었다. 남은 곳은 렌지 부분과 아일랜드 쪽이었는데, 렌지 부분에는 서랍형 수납을, 아일랜드 쪽은 2칸만 나눠서 쓰는 것으로 했다.

 

 

[서랍형 하부장. 속서랍에는 수저, 아래 쪽은 냄비, 후라이팬 수납에 좋다]

 

 

5. 가스렌지 vs 전기렌지? 인덕션 vs 하이라이트 vs 하이브리드?

기존 주방은 가스렌지로 되어있었는데, 우리가 살던 집에서 하이라이트 쓰던 습관이 있어서 전기렌지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전기렌지 중에서 ① 인덕션 ②하이라이트  ③ 하이브리드(인덕션+하이라이트) 뭐가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주방 상담해주시는 분께 의견을 구했다. 그 분은 무엇이든 1개로 통일하는게 좋다는 의견을 주셨다. 화구마다 냄비를 따로 써야하고(인덕션은 전용냄비를 써야하므로) 헷갈릴 수 있다고 했다. 결론은 하이라이트 3구로 결정!

 

 

 

6. 상부장과 하부장 사이는 무엇으로, 어떻게 할까?  

씽크대 상부장과 하부장 사이는 대부분 타일을 한다. 기름이나 물이 튀었을 때 쉽게 닦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샘 디자인파크 모델하우스에는 '키친판넬'이라는 신박한 아이템이 있었다. 큰 플라스틱 판 같은데 자석도 붙어서 신기했다.. 인테리어 업체와 상담할 때마다 키친판넬을 물어봤는데 대부분 "원하시면 해드리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라는 입장이었다. 약간 가건물같은 느낌이 난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시공사례에서 직사각형 타일을 헤링본 스타일로 붙인 것을 보았다. 이거다! 싶어서 우리 주방도 흰색 타일을 헤링본으로 붙이는 것으로 결정했다. 메지(타일과 타일 사이 틈에 넣는 것)색은 처음에 비둘기색으로 하려고 했으나, 상부장이 블랙이니 블랙메지로 선택!

 

사실 가장 큰 걱정은 '타일을 어디에서 어디까지 붙이는가?'였다. 기존에는 냉장고장이 있어서 타일이 노출되는 면이 적었는데, 그 냉장고장을 떼어 내니 빈 공간이 너무 많아보였다. 어디까지를 도배로 할지 감이 안왔고 만약 도배를 했을 때 타일과 이질감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주방 벽쪽 전체를 헤링본모양의 타일로 하게 되었다.

 

[중문~베란다까지 벽 전체가 헤링본 타일 시공. 블랙메지가 헤링본 무늬를 또렷하게 한다.]

 

 

 

7. 씽크대 상판 : 컬러, 물코 여부 

상부장이 블랙(뚜껑만), 하부장이 화이트. 상부장 하부장 사이는 화이트 타일까지 결정한 상태에서 씽크대 상판 색을 골라야 했다. 블랙을 해볼까도 생각했으나, 블랙상판은 기스가 나면 너무 잘보인다고 해서 화이트에 가까운 색으로 했다. 

 

그리고 '물코'라는 것을 처음 들었다. 싱크대 상판의 가장 끝 부분을 보면 살짝 올라오는 부분으로 삼각물코, 둥근물코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물코를 안하는게 추세라고. 내편이 역시 물코가 없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도마쓸 때 올라와있어서 거슬린다며. 나는 설거지할 때 물이 안넘어와서 필요하지 않겠냐는 입장이었는데, 식기세척기가 있으니 설거지 걱정은 해결. 물코가 없으니 더 깔끔해보인다. 

 

 

 

8. 씽크볼, 수전은 무엇으로?

씽크대 안에 들어갈 씽크볼도 고를 수 있다. 한샘 디자인파크에서 본 토클라스마블 싱크볼(이음매가 없어서 특이함)은 어떤지 물어보니 씽크볼과 싱크대상판이 일체형이라 싱크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싱크대 상판 전체를 교체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리하우스 담당자 분이 최대한 깔끔한 것으로 제안해준 것이 도요우라 씽크볼. 직사각형으로 엄청 깔끔하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정수기 조리수 연결이 불가능한 것. (이게 싱크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것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SK매직 정수기 설치기사님이 불가능하다고 하셨음. 다른 정수기는 확인 필요.) 

 

수전은 한샘 디자인파크에서 본 흑조 수전(모양이 흑조스럽다)으로 선택했다. 메지, 수전, 상부 플랩장이 블랙으로 제대로 포인트가 된다.  

 

 

[블랙 수전과 도요우라 직사각형 씽크볼]

 

 

 

 

9. 콘센트 위치는 어디에?

주방에 콘센트가 4개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테리어하면서 알았다. 정수기, 커피머신은 계속 꼽혀져 있고,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에는 2개 방우콘센트를 두어 믹서기, 와플기, 차 끓이기를 사용한다.

 

그리고 신박한 아이템. 바로 이 녀석!! 터치하면 올라오는 신기한 물건이다. USB충전2개, 콘센트 2개가 있는데, USB는 내편이의 기어와 아이코스 충전을  전담한다. 콘센트는 노트북 충전용으로 쓰인다. 이걸 쓸까? 했었는데, 막상 해놓고 보니 이게 없었으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싶다.

 

[한샘 터치 콘센트. 터치하면 위로 올라온다.]

 

 

 

10. 어떤 정수기를 놓을 것인가? 어디에 놓을 것인가? 

이사를 가면 꼭 얼음정수기를 놓기로 마음먹었었다. 집에서 네스프레소 커피를 내려마실 때 얼음이 있어야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매번 커피 내려마신 후에 얼음 얼리는 것을 까먹었다.)

 

그런데 얼음 정수기. 이 녀석 생각보다 부피가 크다. 깊이가 50cm나 된다니. 부엌 인테리어 계획 막바지에 이것을 알게되서 정수기 위치와 방향을 고민했었다. 하지만 물을 연결해야하는 호스가 당연히 벽쪽을 향해야하니, 고민할 것은 아니었던것 같기도.

 

다만 정수기 때문에 식탁이 좁아진다는 것을 미리 알았기에 접시등도 그것을 고려해서 설치했다. 식탁의 중앙이 아닌, 정수기를 제외한 부분의 중앙으로. 이렇듯 가전제품으로 인해 조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가 있으니, 부피가 큰 가전제품은 미리 위치를 잡는 것이 꼭 필요하다.

 

[정수기는 물옆에 있어야 한다. 정수기와 네스프레소는 짝꿍.]

 

 

 

 

지금까지 주방 인테리어 시 생각해봐야할 것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리스트는 주방 인테리어를 하면서 알게 된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된 독자분들은 글쓴이보다 훨씬 더 멋지게 주방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덧.

주방이 예뻐지니 요리에 관심이 없던 나도 요리에 도전하게 되었다. 주방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지금 이 글도 아일랜드 식탁에 앉아서 쓰고 있다. )

 

 

- by JJe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