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책과 영화

시간이 곧 돈, 인타임(in time)

Soo♥JJeong 2020. 7. 13. 00:31

 

IN TIME.

시간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많다. 시간을 소재로 했다면 대부분 타임슬립에 대한 영화였다. 인타임은 시간을 소재로 하지만, 시간이 진짜 화폐가 되는 설정의 영화이다. 커피는 3시간, 버스는 2시간. 엄청 좋은 차는 56년.. 카지노에서는 한판에 700년. (판돈이 바로 시간이다.)

 

 

 

영화에서는 '노화'를 외생변수로 보고, 25세 이후에 노화가 멈추는 것으로 설정했다. (영화초반 주인공 엄마가 50세인데 엄청 젊어보이는게 이상했다.) 그리고 나름 윤리적 이슈를 피해가기 위해서인지 25세까지는 시간 제한없이 살아가지만, 25세가 되는 순간 팔에 있는 시간이 작동하는 설정을 했다. (팔에는 남은 시간이 있는데 0:00:00이 되면, 수명이 다한다. )

 

 

사람들은 노동을 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받는다. 시간을 빌려주는 은행(이자가 무려 30%대)도 있고, 복지관(?)에서는 시간을 나눠주기도 한다. (사람들이 줄을 서지만 , 대부분 no time이다)

 

 

 

시간 = 돈 일까?

 

처음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숨만 쉬어도 돈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주하는 집의 월세, 관리비, 수도/전기세.. 이런 기본적인 것을 영위하는 것에도 비용이 든다. 내가 살아있는 시간을 위해 비용이 들고 이 비용은 누군가의 노동에 대한 댓가 또는 재산으로 채워진다. (영화에서도 아들이 시간을 벌어서 엄마에게 넘겨주는 장면이 나온다. )

 

 

[시간을 넘겨주는 장면]

 

 

 

우리는 시간을 투자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삶을 살아간다. 영화는 '돈'이라는 중간단계를 생략한 것 뿐이다. 사실 '돈'이라는 것은 가상의 숫자이다.  월급날에 월급을 모두 봉투에 받았던 시절에 돈은 실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월급은 모두 통장으로 자동이체가 되고, 평소에 쓰는 신용카드는 카드로 긁으면 그 금액이 쌓이다가 (보통은) 월급날에 많은 카드사, 자동이체 하는 곳에서 '퍼가요~♡'를 한다. 오죽하면 우리는 '가상의 숫자'에 목매달며 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까? 그래서 이 영화가 가상의 숫자인 '돈'을 제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돈이 사라지니, 시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오늘 휴일이라고 하루종일 쇼파에서 뒹굴거렸는데 '시간의 중요성'이라는 키워드를 쓰는 게 아이러니 하다.) 그래서 故 정재윤 선배님은 '나이키의 경쟁자는 닌텐도다'라는 명언을 남길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나이키를 신고 운동을 하는 시간 대신 닌텐도를 하게 되면 운동화를 덜 사게 되니 말이다. 이렇듯 경쟁자도 시장점유율 대신, '시간점유율'을 기준으로 설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시간점유율을 높이려고 안달이다. 일단 많이 체류해야 거기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생기기 때문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오자면, 부자들은 엄청난 시간을 갖고 있다. 금고에는 무료 100만시간이 들어있는 시간충전기(?)도 있었다. 그들은 실수만 안하면 현재의 삶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영화의 여주인공 아만다사이프리드는 그 삶이 지루하다고 느낀다. ) 

 

[부자가 주인공에게 장모님, 아내, 딸이라고 소개 - 25세 이후로 노화안됨]

 

 

이 역시 우리 현실과 다르지 않다.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을 통한 '소득' 과 물려받은 '재산' 이다. 하지만 노동을 통한 소득은 한정되어 있고 부자들의 재산만큼 부를 축적하기란 쉽지 않다. 소득으로는 근근히 살아갈 뿐이다.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는 죽어야 한다.


25세 이후로 노화가 멈췄기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으므로 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이 사회가 엉망이 되기 때문에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시간을 얻거나 구하지 못하면 죽는 설정을 했다. 소름 돋았던 부분은 물가를 상승시켰던 것. 

 

버스비로 1시간을 남겨두고 대출금을 갚은 주인공 엄마는 갑작스럽게 버스비가 2시간으로 올랐다는 것을 버스를 타고서야 알게된다. 운전사에게 사정을 해보지만 다른 승객들과의 형평성을 문제로 그냥 태워주지 않는다. 다시 은행으로 가봤지만 은행은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이달 생활비를 남겨두고 마이너스 통장에 돈을 넣는 나의 행동과 그녀의 행동이 닮아서일까. 이 영화가 더욱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녀는 아들 눈앞에서 0:00:00이 되며 생을 마감한다.)

 

 

 

 

요즘들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소득과 재산의 관계. 우리나라 부동산정책은 많이 물려받고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맞춤형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항상 기준은 소득이다. 부모의 재산은 명의가 부모이기 때문에 자식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재산을 기준에 넣는 것은 역차별이 될까? 소득이 높은 사람이라도 부모를 부양하는데 써야하는 사람과 재산을 물려받을 계획이지만, 소득이 적은 사람. 이 둘 중 어디에 돈을 써야하는지 정치인들도 다 알텐데 그들 역시 후자인 사람들이 많기에 이 내용은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시간으로 시작했는데, 소득과 재산과의 관계까지 참 많이 온 것 같다. (이게 '논리적 비약'이라지. 어렸을 때 논술 첨삭을 받으면 가끔 써있던 말이었는데, 이제는 회사에서 듣기도 한다.) 

 

포스팅을 하면서 영화를 떠올리니 영화의 여운이 좀 더 오래간다. 앞으로 영화관련 포스팅도 종종 남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