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책과 영화

'마음가면'을 내려놓고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위하여.

Soo♥JJeong 2020. 10. 3. 02:05

마음가면. 9월 독서모임 책이다. (오랜만에 독후감을 쓰는거라 참 새롭다.) 

 

마음가면 책 표지

 

이 책 제목을 보고 마음을 한겹 감싸고 있는 가면을 벗고 세상을 대하라는 내용일 것이라는 추측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조금만 읽어보면 저자는 단순히 가면을 벗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온 마음을 다해 대하라, 모든 감정을 느끼면서. '라는 주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 원서의 제목은 무엇일까. 책을 읽다가 원 제목이 궁금해진 적은 처음이다. 찾아보니 'Daring Greatly, 대담하게 맞서기' 였다. 한국어 번역본을 내면서 제목을 완전히 새롭게 지었나보다. 책을 집어들게 하는 제목이기는 하다. 

 

'마음가면'의 원서, 우리나라 책과 디자인이 참 많이 다르다.

 

책의 제목인 '마음가면'이라는 단어는 본문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신 '취약성'이라는 단어가 정말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래서 어딘가에 저자가 '취약성'의 정의를 내려 놓았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대체 취약성을 뭘로 생각하는 것일까? 

 


... 나는 취약성을 불확실성, 위험, 감정노출로 정의한다. ...감정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은 취약성을 견디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 삶에 반드시 필요한 감정의 영역을 되찾고 열정과 목표의식에 불을 붙이고 싶다면 자신의 취약성을 끌어안고 취약한 상태 그대로 세상에 참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너는 너무 감정(감성)적이야. "

"사회생활 할 때에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해야해. 그게 편해"

그동안 참 많이 들었던 말이다. 선배들에게, 그리고 여러 책에서. 그래서 한 때는 감정(힘)을 뺀 상태로 살아갔던 적도 있다. 그 시간은 무미건조했다. 

 

그러다 스물 아홉살이 되었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한꺼번에 경험했다. 많이 아팠고 힘들었고, 희망이 생긴 시기이기도 하다. 그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난 진심을 다해 살아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아야하고, 순간순간 아쉬움이 남지 않게 많이 표현하기. 그리고, 좋은 건 좋다고,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장착했다. 그렇게 살지 못했던 20대 초중반의 시절이 아주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책에서는 그것을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라 표현한다.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란 자신의 가치를 토대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용기와 공감 능력을 지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아침게 눈 뜰 때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든, 미처 못 해낸 일이 얼마나 많든 나를 긍정해주는 것이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 나는 불완전하고 취약한 존재야. 때로는 뭔가를 두려워하기도 하지. 그래도 나는 용감한 사람이야. 나는 사랑받고 어딘가 소속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독서모임에서 피터님은 '요즘 참 벅차오른다' 는 표현을 했다. 사실 나도 그렇다. 요즘 하늘도 너무 예쁘고, 날씨도 따사롭다. 산책만 해도 마음이 부자가 되는 느낌. 재택근무를 하면서 출퇴근의 번잡함을 겪지 않아도 되서 그런지 마음에 여유가 많이 생겼다. 여유가 생기니 행복감이 느껴진다. 날씨탓인가. 지금의 이 행복을 온마음으로 느끼며 살아가야겠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문장들. 공감되서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겨두고 싶다. 

 

언젠가 다가올 불행을 늘 예상하며 살아가는 것은 나만의 작은 비밀인 줄 알았다. 교통사고로 차가 부서진 장면을 미리 그려보면서 생각만해도 두려운 경찰과의 통호를 연습해본 사람은 나밖에 없는 줄 알았다. .. 취약성과 기쁨의 관계를 이해하면 답은 명백해진다. 취약해질까봐 선수를 치는 것이다. 무방비상태에서 당하는 것이 싫어서 문자 그대로 불행해지는 연습을 하거나 자신이 만든 실망감 안에만 머무른다. 

 

두 사람이 서로를 진실되고 인간적으로 대할 때,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곧 신God이다.

 

취약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어짐이란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와 그 사람들의 관계는 우리가 들려주려는 이야기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만큼 튼튼해야한다. 

 

 

 

앞으로 남은 독서모임 책들의 독후감도 빼먹지 않고 써야지! 다짐해본다. 그것 역시 온 마음 다하는 삶일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