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끄적이

AI인공지능 스피커 서비스 기획자가 봐야할 드라마, 반의반

Soo♥JJeong 2020. 3. 30. 23:33

 

아주 잔잔한 드라마가 있다. 정해인도 못 구한 지루한 드라마라고 평가받는 드라마, '반의반'. 그런데 난 이 드라마가 참 좋다.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자꾸만 보게 된다.

 

 

10년동안 한 사람을 못잊고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기억하고, 그녀의 목소리라도 갖고 싶어하는 남주, 정해인. (목소리라도 갖고 싶어해서 제목이 '반의 반'이다.) 목소리 역시 개인의 아이덴티티라고는 하나, 왜 목소리에 집착하는것인지 혹시 목소리 페티시(?)가 있는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 방영된 3회에서 드디어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인공지능 스피커에 그녀의 목소리와 그녀의 인격까지 넣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만들어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함께하지 못하는 그녀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하지만 표면적인 이유로 이런 얘기를 한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만드는 이유는 치료목적이다. 우울증, 치매 등 정신과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술보다 앞서있는 드라마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다. (구글링을 해보니, '17년에 인공지능 스피커로 심리치료를 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는 한다. 생각해보니, 'Her'라는 영화도 있었다. 심리치료는 아니었지만,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심리치료.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한때는 참 관심이 많은 분야였는데, 그 자체를 까맣게 있고 있었다니. 심리치료와 인공지능 스피커와의 만남은 나의 오래전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것만 같다. 심리치료에 테크놀로지가 더해질줄이야. 카카오톡으로 하는 심리치료는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텍스트로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 목소리 톤에 실리는 감정까지 문자는 전달하지 못한다. 목소리야말로 사람의 감정을 나타내주는 확실한 도구다.

 

 

드라마 '검블류'에서는 포털의 실시간검색어가 없어지는 현실을 미리 보여줬다. ('20.2.20, 다음, 실시간 검색어 종료 https://www.news1.kr/articles/?3847667 ) '반의반'은 인공지능스피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상업적인 생각들로 가득찬 AI스피커 기획자들에게 잔잔한 드라마가 파장을 불러일으키길 바래본다. 언젠가 나에게도 심리치료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