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끄적이

중고서점에 가면 책을 더 많이 사는 이유

Soo♥JJeong 2020. 2. 4. 23:19

서점(교보문고, 반디 등)에 가면 책을 살까말까 많이 망설이는데 반해, 중고서점(알라딘, YES24)에 가면 생각보다 많은 책을 사서 나오는 나를 발견한다. 이번 주말에도 1권만 사러 갔다가 3권이나 사서 나왔다. 나는 왜 중고서점에서 더 많이 책을 사는 것일까?

 

 

  중고서점에 가면 책을 더 많이 사는 이유

 

1.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가격적인 부분을 무시하지 못하겠다. 일반서점은 도서정가제의 영향으로 최대 10%할인인 반면(주말쿠폰, 얼마 이상 사면 추가 할인 등이 있기는함), 중고서점의 책은 할인율이 50%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책이 낡은 것도 아니다. 새책과 다름없는 상태의 종이책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참 크다.

 

 

2. 중고 서점에 있는 책은 제한적이라, 지금 안사면 언제 또 들어올지 모른다.

중고서점에 들어온 책은 제한적이다. 일반 서점은 주문이 가능하지만 중고서점은 주문이 불가능하다. 파는 사람이 있어야지 살 수가 있다. 오늘 있다고해서 내일도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최근에는 알라딘, YES24 중고서점에 책이 있는지 검색하는 앱도 생겨났다.

 

 

 

 

3. 누군가의 선택을 받았던 책.

내가 중고서점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 누군가의 선택을 받았던 책이라는 것. 일반 서점은 출판사의 마케팅이나 서점에서의 진열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질 수 있지만, 중고서점은 그 입김이 많이 약해진다. (첫 구매자가 그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중고서점은 특정 작가의 책이 꽤 많이 꽂혀있기도 했다. 저자가 그것을 봤다면 무슨생각이 들었을까? 조금은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마케터라면 한편으로는 짜릿할 것이고(어쨌든 팔았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새책을 안사고 중고책을 살까봐 불안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곳까지와서 내 손에 들려진 책들과의 만남은 어째 운명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저자 사인이 들어있다던지 하는 책은 더욱 더.

 

 

4. 절판된 책을 발견하는 기쁨.

대학생 때, 몇 주간 교재로 썼던 책인데 책 살 돈이 없어서 도서관에서 빌렸던 적이 있다. 졸업하고나서는 잊고 살았었는데, 업무를 하면서 그 책이 생각났다. 하지만 이미 절판된 상태. 중고서점을 찾아보니 재고가 있었고, 기쁘게 구매를 했다. (사실 그 이후에 많이 읽지는 않음)

 

알라딘 중고서점 잠실역점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5. 책에 줄 긋는데 부담이 없다.

새 책은 뭔가 펼치기도 어렵고 줄 긋기도 어렵다. 그런데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책은 그런 부담이 전혀 없다. 누군가의 손을 탔어서 그런가. 가끔 이전 주인이 쳐놓은 줄을 보며 여기서 왜 줄을 쳤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쓰다보니 중고서점을 좋아하는 이유가 많았다. 10년전 '책을 뛰어넘는 ebook'이라는 보고서를 쓴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종이책이 금방 ebook으로 대체될 것만 같았는데, 종이책은 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종이책을 쓰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book이 대세가 될 날이 오겠지?

 

최근에는 서점의 매출이 줄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일반 서점의 매출뿐만 아니라 중고서점의 매출과 구독형ebook 매출까지 합쳐보면 더 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우리회사는 ebook사업을 너무 빨리 접은것 같다. 항상 시작은 빠른데, 유지를 못해서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