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 되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고객중심 경영혁신 컨퍼런스. 올해도 우리 팀원들과 함께 참석했다. 올해는 기조연설도 너무 재밌었고, 다른 사례발표도 재밌게 들어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기조연설 : 대한민국을 만든 고객의 마음, 그 가능성과 발전적 보완방향 (허태균 고려대학교 심리학교수)
ㅇ 개인주의 vs 이기주의
- 많은 사람들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으나, 독립적인 단어임.
- 개인주의는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내부에서 자신의 삶을 결정함.
-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 예를 들어, 부모가 자식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며, 자식에 의해 부모의 인생이 바뀌기를 원함. 자식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출산율이 낮은 것.
- 메타분석으로 한국인의 집단주의-개인주의 차를 구한 결과, 기울기는 0에 수렴. 우리나라는 20여년 동안 전혀 개인주의가 되지 않았음.
ㅇ 개인 vs 집단 vs 관계
- 우리나라는 집단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관계에 영향을 받음.
-집단주의는 스스로가 부품처럼 되는 것을 의미하나, 한국인들은 이것을 싫어함.
- 집단주의인 일본, 독일, 스위스는 장인이 많은데, 어떤 일을 잘하면 평생 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하고 그것을 따르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음. 1개를 끈기있게 가르치는 편이 아니며, 많은 기업에서 순환직무를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
ㅇ 역할 vs 사람
- 한국인을 연구하는 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은 일관성이 없다'라고 평가하는데, 이는 역동적(Dynamic)인 것임.
. 원칙이나 역할보다 '사람'이 중요함. 일을 할 때에도 합의를 해서 함. 이 합의를 이룰 경우 더 빨리, 심지어 반대로도 돌릴 수 있음.
-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회사 안에 '관계'가 없기 때문에 역할을 찾는 것임.
개인주의라 그런 것이 아니라 관계가 이 조직안에서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밖에서 찾는 것임
돈도 적게 주고, 역할도 주지 않는 이 회사에서 이들의 어려움과 불안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과의 괴리를 느끼는 것.
결론. 한국인의 '관계주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해야한다.
오후 동시세션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발표가 가장 인상깊어서, 기록으로 남겨놓고자 한다.
발표장표 마스터는 컨퍼런스 디자인이라 딱딱해보였으나, 발표 내용은 전혀 딱딱하지 않았다.
목차 바로 다음 장표에 나온 장표.
'고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팀에서 일한다면 한 번 쯤 해봤을 법한 생각들이라, 공감이 갔다.
그리고 고객서비스가 비용중심으로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심히 공감했다.
그리고 고객서비스의 활동을 회사의 이익으로 연결하는 법을 우측의 '고객부활 파이프라인'으로 명명하였다.
챗봇 : 콜 = 6:4라니.. 인터넷은행답다.
원래 퍼널은 노란색 박스 앞쪽까지였어서 굉장히 우수한 서비스로 볼 수 있으나, 퍼널을 더 추가하여 실제 재발급까지 본 결과, 최종 재발급율은 25%에 불과했다는 것 .
고객센터에 문의한 고객은 정말 작지만, 문의조자 하지 않는 고객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우리 회사 역시 마찬가지)
카카오뱅크 MAU는 1600만 인데, 고객센터 문의한 고객은 70만. 과연 이들의 목소리가 전체 고객을 대변할 수 있을까?
이들이 원하는 대로 UX를 변경했다가, 잘 사용하고 있던 다른 고객들의 VOC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생존자 편향'으로 설명했다. 살아돌아온 비행기는 다른 쪽을 맞았더라면 죽었을 것이다.
고객센터는 죽기 전에 '나 죽어간다'라고 말하는 채널이다.
카드를 잃어버린 고객은 지갑을 잃어버려서 주민등록증도 함께 분실했을 가능성이 큰데, 주민등록증 발급일자를 쓰라니..
마지막으로 아인슈타인의 말 - '미친짓이란, 같은 방식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로 발표는 마무리 되었다.
매월 11월마다 가을의 차갑고 시원한 공기를 느끼며 참석하는 고객중심 경영혁신 컨퍼런스. 다른 회사 사례를 들으면서 나만 하고 있는 고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발표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멋진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기조연설도 재밌게 들어서 그런지, 좀 더 발전한 느낌이다. 내년에도 참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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