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책과 영화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 '마케터의 일'

Soo♥JJeong 2021. 7. 30. 21:57

요즘 주2회 정도만 출근하다보니 약속이 없는 점심시간이 늘어났다. 점심시간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교보문고에가서 책을 읽기로 했다. 내가 주로 가는 쪽은 H와 I. (본능적으로 위치를 찾아간다.) 거기서 읽던 책이 밀리의 서재에 있으면 핸드폰으로 보고, 없으면 구매를 하게 된다. (책장에 자리가 없어서 왠만하면 구매를 안하려고 노력중이나, 책들이 자꾸 사달라고 말을 건다.) 오늘은 '마케터______의 일'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밀리의 서재에 있음), 주옥같은 문장이 많아 기록해놓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집필 당시, 우아한형제들(배민) 마케팅 조직장으로 추정, 현재는 우아한형제들 CBO (Cheif Brand Officer)라고 한다.

 

마케터의 일은 아래와 같이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케터의 기본기 : 마케터가 일하며 갖춰야 할 태도

2장. 마케터의 기획력 : 목표를 세우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

3장. 마케터의 실행력 : 계획한 대로 목표에 맞게 실현하는 역량

4장. 마케터의 리더십 : 여러 마케터들과 함께 더 크고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는 방법

 

나에게 다가온 문장들을 챕터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장. 마케터의 기본기

채용 인터뷰를 하다보면 자신의 한 일의 목록을 주욱 나열하는 분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 어떤 사람들과 몇 명이나 함께 했고, 그 사람들과 어떻게 일을 나눠서 했으며,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그 일을 어떻게 다르게 했는지, 그 일을 하고 나서 스스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저는 더 관심이 갑니다.

'무엇을 했다' 보다 '어떻게 한다'를 우선순위에 놓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겁니다. 대단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해도 구경만하고 있으면 남는게 없고, 사소한 일이라도 사소하지 않게 하면 위대한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배민찬 택배박스를 포장할 때 테이프 끝을 살짝 접어서 뜯기 편하게 해두는데요, 이런 사소한 일부터 더 나아지게 만드는 사람에게 눈길이 가지 않을까요?

채용 인터뷰를 예시로 들었지만, 의외로 회사에서는 나의 업적을 어필해야하는 자리가 많다. 그 때마다 저 문구를 떠올리며 어떻게 다르게 했고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중점적으로 얘기해야겠다.

 

경험할 때, 대상을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상을 관찰하는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데까지 가야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라 해도 그냥 돈 쓰고 있으면 내가 뭘 하는지 잘 모를 수도 있어요. 소비하면서 동시에 관찰자로, 자아를 30%쯤 떼어서 유체이탈한 기분으로 나를 관찰합니다. 제3자 입장에서 관찰하고 기록해두는 거예요. 마음속에. 내가 무엇에 시선을 돌렸는지, 그냥 지나치는 광고와 한 번 더 보게되는 광고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참 들여다보고는 왜 안샀는지, 귀찮아서 매번 미루다가 결국 넘어가는 계기는 무엇인지, 콜라보 한정판 상품을 비싼 줄 알면서도 산 이유가 뭔지, 오늘은 어떤일에 분노했는지, 어떤 포스팅을 공유했는지, 그 이유는 뭐였는지.

그러므로 마케터들이여, 많이 아픕시다.
경험하는데 돈을 아끼지 맙시다. 돈 쓴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느끼고 경험을 쌓읍시다. 마케터의 소비는 투자와 같습니다. 좋은 소비는 경험자산으로 남습니다.

할까 말까 할 땐 하고, 살까 말까 할 땐 사세요. 그 돈과 시간만큼의 자산을 남기면 됩니다. 최선을 다해 경험합시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고, 어떤 사람들은 챙겨서 쌓아둡니다. 주어진 상황을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고 '왜?'라고 묻고 '혹시 이런거 아냐?'하고 가설을 만들고 이야기해보기. '이러면 어때?' 하고 상상속에서 바꿔보기. 이런 상상들으르 쌓아두면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을 거예요. 이것이 경험자산입니다.

'좋다!' 싶을 때 '왜지?'
'불편하다' 느낄 때 '왜?'라고 물어보세요.

사게하는 사람이 더 잘 팔수 있습니다.
사게하는 사람의 질문을 익혀둡시다.

나 역시 회사 밖에서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나라는 소비자를 잘 이해해야한다. (물론 내가 모든 소비자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소비자의 순간을 더 많이 느껴볼 수 있다.

 

 

2장. 마케터의 기획력 

마케터는 회사 안에서 소비자를 대표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소비자를 상대로 할 때 마케팅도 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이중인격자가 됩시다. 상품 제공자의 인격과 소비자의 인격을 넘나듭시다. 마케터는 회사 내에서 우리 상품에 가장 심드렁해야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 상품을 누구보다도 깊이 알고 우리브랜드를 누구보다도 좋아해야합니다. 기획자만큼 깊이 알면서 소비자만큼 얕게 보는 일, 좋아하는 동시에 심드렁한 자야분열 상태를 유지하는 것, 어려워보이지만 마케터가 가져야 할 이중인격입니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마음에 공감하고, 무형을 유형으로 분석해내고, 회사의 이익 계산도 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성없는 이성은 차갑고 이성 없는 감성은 즉흥적입니다. 우리, 어느 쪽도 놓치지 말아요.
이성엔 감성을, 감성엔 이성을.

우리가 하는 건 진짜 일입니다. 장식은 필요 없습니다. 무릎을 탁 치는 이야기에는 논리가 필요 없습니다. 멋지게 보고서 만드느라 힘 빼지 말고 진짜 중요한 일을 합시다.

마지막 줄 정말. 공감... 내가 있는 조직의 불만 중 하나가 보고서에 너무 집중하는 것. 하지만 나 스스로가 중심을 잘 잡고, 보고서말고 다른 진짜 일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3장. 마케터의 실행력

잘하고 싶은 사람은 '왜'를 자꾸 물어봅니다. 시니어 마케터 혹은 조직장이 이 부분을 읽고 계시다면 '왜'를 물어보는 구성원을 눈여겨봐 주세요.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즐겁게 하고 싶어서,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어서 물어보는 걸 거예요. 난처할 수도 있고, 귀찮을 수도 있지만, 중간 위치에서는 정해진 일들의 '왜'를 사원까지 공감하게 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 문장을 보고, 최근에 왜?라는 물음을 가졌던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니, 별로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왜?'라는 생각을 안하고 살고 있었을까?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앞으로는 '왜?'를 좀 더 많이 떠올려야지. 난 더 잘하고 싶고, 즐겁게 하고 싶고,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이니까.

 

4장. 마케터의 리더십 

좋아하는 사람, 잘 어울리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더 크고 더 멋진 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동료들을 우선 믿어주고 사랑해보세요. 소중한 동료가 되어 주세요. 마음이 잘 맞고 일의 합이 잘 맞는 사람들은 소중합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꼭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회사생활 14년만에 너무 좋은 팀원들을 만났다. 이 팀을 오래오래 지키고 싶어서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 부디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밑줄 친 문장들을 보니,  1장. 마케터의 기본기 부분에서 줄 친 문장들이 가장 많았다. 역시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마케터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책. 취준생이 읽어도 좋을 책이고, (마케팅 부서에 있지 않은) 회사원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나도 언젠가 저런 책을 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