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여행

보라카이(동남아) 패키지를 고려한다면 필독!

Soo♥JJeong 2019. 8. 20. 22:35

지난주에 보라카이 여행을 다녀왔다. 아주 오랜만에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서. 여행을 다녀온 이후, "자유여행으로 왔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처럼 저렴한 가격때문에 패키지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패키지 여행의 장점(이라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진실)

 

1. 가격 부담이 적다?

패키지 여행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 자유여행 대비 엄청 저렴하(게 보인)다는 것! 항공료, 4성급호텔, 식사는 물론이거니와 세일링보트, 1시간 맛사지, 호핑투어까지 포함된 금액이 8월 성수기에 60만원이 안된다니. 게다가 마지막날 레이트 체크아웃까지.. 난 왜 그동안 저렴한 패키지여행을 안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해보였다.

 

[내가 혹해서 선택한 패키지]

 

하지만 막상 여행이 끝난 이후, 지출 금액을 생각하면 적은 것은 아니었다. 자유여행을 하더라도 비슷한 금액이 나오게 될 것 같다.

 

 

패키지 비용 579,000 (8/11출발, 항공, 호텔-late checkout, 식사, 호핑투어, 세일링보트, 맛사지1시간 포함)

항공료 추가비용 100,000 (여행사에서 사놓은 표가 마감되었다고 하여 추가금액 지불)

 

현지 가이트팁 $60 = $50(한국인가이드)+$10(현지인가이드

현지 비용 $50 -- 페소로 환전하여 사용(물, 맥주, 맛사지/호핑투어/호텔 팁 등)

맛사지(선택관광) $100

술 등 기념품 $30

 

Total 약 100만원/1인

 

 

($1 = 52Peso인데, 가이드는 $100 = 5,000Peso로 환전해줬다. 에라이~! )

 

 

2. 의사소통에 대한 부담이 없다?

아무래도 패키지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언어 장벽' 일 것이다. 하지만 1명의 한국 가이드가 인솔해야할 사람들은 여러 호텔(사보이, 오션클럽, 헤난 등)에 머물렀기 때문에 멀거나 적은 인원이 있는 호텔에 현지인 가이드를 붙였다. 현지인 가이드가 있기 때문에 중국인 틈에서 셔틀버스를 먼저 탈 수도 있었고, 우리 짐을 들어주어 편하게 다닐 수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가 직접 호텔 check in/out을 했고(보증금 $100을 내야했기 때문), 호텔에서 타올도 직접 빌려오고 반납해야했으며, 그들이 저녁을 인포에 맡겨놓으면 찾으러 가는 등 (예정된 시간에 오지 않아 생각보다 오래 얘기함) 호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했다.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엄청 어려운 일은 아니나,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이유로 패키지를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3. 여행을 준비할 시간이 없는 경우, 서치할 필요가 없다?

패키지 여행은 여행할 장소, 식사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남아 패키지는 자유시간이 많다. 3일차는 호핑투어 이후 자유시간이고, 4일차에는 체크아웃 전까지 일정이 없다. 이 일정에 무엇을 하면서 보낼지에 대해 생각해야하고, 호텔 주변에 먹을 것을 살 곳은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참고로 사보이 호텔 주변은 아무것도 없어서 객실 내 미니바와 풀바를 이용했다. (다행히 한국처럼 엄청 비싸지는 않다.)

 

 

이렇게 쓰고보니 장점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진짜 장점도 있다.  

  패키지 여행의 진짜 장점

 

1. 따로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됨.

자유여행이라면 항공, 호텔, 샌딩서비스, 호핑투어, 세일링보트 등 예약해야 할 것이 많다. 직접 예약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귀찮아하는 사람이라면 패키지 여행이 더 맞을 수 있다.

 

(요즘 에어텔은 항공, 호텔, 샌딩, USIM까지 한번에 예약이 가능하다. 호핑과 세일링보트도 추가 예약이 가능하니, 에어텔 상품도 고려해보자)

 

 

2. 새벽에 도착한 낯선 공항에서 내 이름이 써있는 피켓이 날 반겨준다.

보라카이는 칼리보 공항에서 내려서 1시간30분을 버스타고 가서 배(방카선)를 타고 15분 이동하고, 내려서 한참을 들어가야 한다. (사보이호텔은 배에서 내려서 그 어둡고 험난한 길을 1시간 가까이 간듯)

 

현지 샌딩업체와 어떻게 만나는지 모르겠지만, 패키지여행은 내 한글이름이 써있는 피켓을 찾으면 되기 때문에 새벽에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조금은 안심이 된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하나투어 에어텔 보라카이 상품을 찾아보니, 피켓을 들고 있다고 한다. 왜 에어텔을 할 생각을 못했을까나..)

 

 

3. 사보이 호텔이라면, 자유여행으로는 엄청 힘들었을듯.

사보이호텔 사장이 중국사람이어서 중국인 투숙객이 엄청 많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셔틀버스를 타려면 기싸움을 해야하는데, (새치기 엄청남) 현지인가이드가 셔틀버스 운전자들에게 웃돈을 주어 우리를 가장 먼저 태웠다.

 

 

 

 

  패키지 여행의 단점(이번 여행으로 뼈저리게 느낀)

 

1. 복불복 가이드, 감정이 소모되는 경험.

한국에서 여행사를 선택할 수 있지만, 현지 가이드는 선택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이 가이드가 될지 현지에 도착해서 가이드를 만나기 전까지 그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은 모든 패키지의 공통점이다. 현지 가이드는 여러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고객들을 선택한다고 한다. (우리는 KR*였는데, 다른 일행은 인*파크 투어를 통해 예약했다고 함) 가이드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어떤 가이드를 만나는지에 따라 여행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우리 가이드는 샛노란색으로 염색을 한, 소위 '노는 애' 느낌이 났는데, 여행객들에게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는 말을 거리낌없이 했다. (충격적이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거나 생길것 같으면 현지인 가이드들에게 소리를 질러서 우리가 불평을 하지 못하게 했다. 예를 들어, 마지막날 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야 한다고 해서 리조트에서 밥을 급하게 먹고 나왔는데 맛사지 샵은 3시 예약이라 1시간동안 자유시간을 준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왜 일정을 미리 안알려줬냐고 물어보니 가이드는 답변을 하는 대신, 현지인 가이드들에게 왜 급하게 나오게했냐고 엄청 면박을 줬다. 우리는 그 사람때문이 아니라고 말리고.. 이런 부분에서 감정 소모가 컸다.  

 

그리고 세부 일정에 대해 정확한 안내가 없었다. 인솔해야할 사람들이 여러 호텔에 나누어져 있어서 잘못 안내하고 다시 안내하고. (구두로) 우리는 다음날 까먹어서 다시 연락하고. 처음부터 카톡으로 알려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2. 마지막날 17시 레이트체크아웃은 말 뿐...

이 패키지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17시 Late checkout 때문이다. 밤 비행기이기 때문에 마지막날 호텔에서 늦게 나오는 것이 좋아보였다. '강제로 선택관광을 시킬 수도 없고, 쇼핑센터를 돌리지 않을테지.' 이것은 출발 전 나의 순진한 생각이었다.

 

2일차에 가이드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만 에어서울을 이용, 한국인가이드를 2일차 오전에 처음 만남) 가이드는 우리를 밖으로 불러냈다. 다른 사람들은 어제 내용을 설명하고 다 선택했기 때문에 또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여기서 설명하겠다고 했다.

 

밖은 엄청 땡볕이라 빨리 실내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지금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헬기투어, 섬투어, 파라세일링 강력 추천) 그리고 우리와 같은 호텔인 언니들은 마지막날 맛사지 받고가는 일정을 선택했다며, 맛사지를 받고 비행기 타면 푹 잘 수 있다고도 했다. 그 말에 우리도 맛사지를 선택했고 그 자리에서 가이드팁과 선택관광 비용을 지불해야한다고 해서 비용도 냈다.

 

맛사지 받는 시간대를 확인했어야 했는데.. 맛사지를 받으려면 1시에 체크아웃해야한다는 것을 한참 뒤에 알았다. (아... 레이트 체크아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맛사지 효과가 길게 가지 못한다. 칼리보 공항에서 비행기 연착되서  02:20 출발 비행기를 30분은 공항에서 기다렸고, 90분은 비행기를 타서 기다렸다. 비행기에서 자니 온몸이 결린다. (태풍으로 인해 일본지역 비행기들이 많아서 뜨지를 못한다고. 한국엔 10시쯤 도착.)

 

게다가 선택관광  맛사지는  엄청 바가지라는 것! 현지에서 직접 계약 추천. (1시간 맛사지 받은곳에 코리안매니저한테 말하면 호텔로 와서 하는 맛사지도 600페소 정도였다고 패키지 일행이 알려줌)

 

 

 

3. 패널티인 $50만큼 비싼 선택관광

여행사에서 준 안내서에 여행상품 외 개별 활동시 $50 패널티가 부과된다고 나와있다. 선택관광 종류와 비용은 가이드가 주는 종이에 나와있다. 그런데 선택관광 가격이 마이리얼트립, 클룩, 와그에 있는 현지투어 상품대비 $50정도 비싸다. 참 교묘한 가격정책이다.

 

개인적으로 세일링보트가 아닌 선셋 세일링요트(+파티)를 타고 싶었는데, 패키지는 땡볕에 탄다. 헬기투어도 다른 사이트는 10만원정도인데, 선택관광으로는 $150이다.

 

[출발 직전 받은 패키지 확정서]

 

 

4. 특식도 결국 한식.. 패키지는 먹는게 부실하다.

보라카이에서 처음 먹었던 식사. 필리핀 현지식이라는데, 맛이 없...다. 봤을 때 느껴지는 그 맛이다.

 

 

 

지나가면서 식당을 보니, 현지인들은 이보다 더 단촐하게 먹는 것을 보긴 했다. 밥 한덩이와 반찬 1~2가지만 먹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관광객이아닌가? 배틀트립에 나온 맛난 해산물이 자꾸 떠올랐다. (패키지는 먹는게 정말 부실하다.)

 

그리고 포함사항에 분명 한식은 마지막날 한끼였다. 하지만 특식에 있던 삼겹살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대장금'이라는 한식집의 삼겹살이었다. 고기 양도 적고 술 값은 별도라, 1그룹당 1000페소 정도씩 더 내서 삼겹살과 소주를 추가했다.

 

또 다른 특식은 졸리비 셋트인데, 엄청 느끼하고 저렴한 맛(?)이 난다. 물놀이 후에 배고파서 먹었는데 계속 느끼함이 올라왔다. 졸리비셋트 말고 사보이호텔 풀바에서 저녁을 먹어볼걸 그랬다. (루프탑 로맨틱디너는 그냥 써놓은것에 불과하다.)

 

[느끼느끼 졸리비셋트 : 파스타, 함박, 밥, 치킨1조각, 콜라]

 

 

5. 예상보다 긴 대기 시간 & 막상 휴식이 필요할 땐 강행군

일행들이 묵는 호텔이 여러개여서 그런가. 호핑투어도 9시에 나와서 10시쯤 모였는데 11시가 거의 다되서 출발했다. 마지막날 체크아웃도 2시에 하면 될 것을 굳이 1시에 하라고 해서 1시간 넘게 대기했다. '이럴 거였으면 좀 더 늦게 만나자고 하지.'라는 생각이 몇 번 들었다.

 

계속 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디몰투어 할 때는 신발과 발 사이에 모래가 끼어 발에 물집이 생겼다. 나는 너무 쉬고 싶은데 투어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계속 움직여야 했고 발은 너무 쓰라렸다. 이 때 '내 인생에 더이상 패키지 여행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패키지를 고려할때면 이 순간을 생각하리!)

 

 

 

 

 

보라카이 화이트비치, 그리고 호핑투어의 바다 색은 너무도 예뻤다. 사보이 호텔 수영장도 만족스러웠고, 프라이빗비치에서의 스노클링도 좋았다.

(사보이호텔, 프라이빗비치 후기 : https://soo-jjeong.tistory.com/143 )

 

 

 

 

 

하지만 패키지 여행이라 아쉬운 점이 많았다. 자유여행을 한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패키지여행은 쉽지 않다. 절대 가격 때문에 패키지를 선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보라카이는 자유여행이나 에어텔(호텔팩)으로 가자!

 

 

자유여행과 패키지는 '통제가능성의 유무'가 가장 큰 차이인것 같다. 자유여행은 내맘대로  할 수 있는 통제가능한 것, 패키지는 반대로 통제가 불가능한 것. 사람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데.. 정말 그게 맞다! (그럴듯한 말을 써놨지만, '여행가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거야!'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