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일상의 꿀팁

세탁기 주변에 물이 생긴다면... 보일러 누수일 수 있다

Soo♥JJeong 2021. 8. 20. 18:15

언제부턴가 세탁기 앞에 물이 생기기 시작했다. 남편은 세탁기에는 원래 물이 남아있기 때문에 세탁기 주변에 물이 생기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세탁기를 안 쓴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세탁기 주변에 물은 줄어들지 않았다. (재택근무 이후에는 열흘에 한번 정도만 세탁기를 돌리게 되었다.) 이것은 필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남편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세탁기 위로 올라가 물이 생기는 곳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원인은 세탁기 뒤에 있는 보일러! 보일러쪽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보일러 누수라니! 지금은 모두 해결되었지만, 그 과정이 참 쉽지 않았다. 누군가 나와 같은 상황에서 검색을 해볼 수 있으니, 그 누군가를 위해 나의 경험을 기록해놓고자 한다.

 

보일러 누수, 어디에 연락하면 좋을까? 

1. 보일러 A/S센터

우리 집은 린나이 보일러라, 보일러 A/S 센터 대표번호로 가장 먼저 연락을 했다. 보일러 자체에 대한 수리만 가능(그것도 2년까지만)하고, 보일러에 연결된 배관부터는 시공사에 연락하라고 했다. 시공사 연락처는 보일러에 기재되어 있을 것이라며. 

 

2. 보일러 시공사

우리 아파트는 준공한지 2년이 지났기 때문에 보일러에 써있는 시공사에 연락했으나, 다른 지역에 있는 곳이라 우리동네까지는 오지 않는다며(당시에 시공한 곳이 맞는이 알 수 없음) 관리실에 연락하면 연결된 곳이 있을 거라고 했다. 

 

3. 관리실

관리실에 연락했더니, 전화를 받는 분이 본인은 여기 온지 얼마 안돼서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관리실의 답변은 자기들이 알고 있는 곳은 보일러 A/S센터뿐이라고. 이쯤 되니 정말 답답해졌다. 더 가관인 것은 관리실이 혹시 세입자면 집주인에게 얘기해보라는 것. 내가 집주인인데! 집주인한테 얘기하면 뭐 달라지나? 

 

남편은 이제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했다. 동네 설비업체에서 보일러 누수를 수리해준다는 것을 알게되어 설비업체에게 전화를 걸었다. 

 

4. 동네 설비업체 

인터넷 글이 있는 곳은 우리 아파트까지 출장을 나오지 않는다고 했고, 어느 곳은 예약이 많아서 다음주가 되어야 한다고도 했고, 전화를 안 받는 곳도 있었다. 결국 다음 주에 가능한 곳으로 결정.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보일러 앞 세탁기를 치워야 한다는 것. 우리 집 세탁기는 트윈 워시로 4kg 미니세탁기가 하단에 있고, 상단에 21kg 드럼 세탁기가 있다. 이 둘의 무게가 무려 140kg라니. 

 

 

보일러 앞에 세탁기가 있다면 어떻게 하나? 

설비 업체에 미리 얘기를 해서 짐을 옮겨줄 수 있는 인력을 추가로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집의 경우, 남편이 먼저 얘기를 했는데, 우리 집에 오실 수 있는 날에는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하셨다. 일단은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하셨는데 상태를 보더니 사람을 불러서 세탁기를 빼놓고 다시 연락을 달라셨다. 남편은 또 부랴부랴 업체를 알아봐서 세탁기 앞으로 빼줄 수 있는 사람을 불렀다. 다행히 2시간 만에 사람이 와서 세탁기를 앞으로 빼놓고, 다시 설비업체 사장님을 불렀다. 핸드폰 카메라로 보일러 안쪽을 찍어보니 보일러 누수가 맞았다. 

 

핸드폰 카메라로 누수되는 곳 확인

 

보일러 누수가 맞다면, 무엇을 해야하나?

겉으로는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지만, 안에서는 물이 꽤 새고 있었다. 설비업체 사장님이 조치를 취해주고 가셨는데, 몇 시간이 지나자 다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이것저것 만져봤는데 부속품의 문제인 것 같다며 그 부속품을 들고 온 동네의 철물점을 다 돌았다. (우리 동네에는 철물점이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그 부품을 파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보일러 관련된 유튜브를 보면서, 우리 집은 플라스틱으로 된 부분이 다른 집은 뭔가 쇠(?)의 형태로 된 것을 발견했다. 우리가 들고 다닌 부품이 문제가 아니라, 호스와 연결된 넓은 플라스틱(분배기라고 부르는 듯)이 문제였다. 결국 설비업체 사장님께 다시 연락해서 상황을 말씀드리고 다시 방문해주실 것을 요청했다. 

 

다음 날, 아침에 백신이 예약되어 있으신데도 8시쯤 오셔서 분배기 부분을 교체해주셨다. 플라스틱이 아닌 무척 단단해 보이는 녀석으로. (스테인리스로 추정)

 

누수되고 있는 왼쪽의 플라스틱을 우측의 것으로 교체

 

하루 정도 지났지만 더 이상 누수는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 후, 온수 파이프를 스티로폼과 밴드로 잘 감싸서 고정시킨 다음 세탁기를 제자리로 옮겼다.

 

 

비용은 어느 정도 발생했나? 

세탁기 옮기는 비용 10만 원 (앞으로 당기기 5만 원 + 다시 제자리로 5만 원) 

설비업체 8만 원 

 

 

오늘의 교훈

보일러 수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가전을 배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