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세미나, 교육

패스트캠퍼스 데이터사이언스스쿨FIT 3주만에 환불..

Soo♥JJeong 2019. 4. 22. 12:19

'휴직'을 생각하게 할만큼 강렬하게 다가온 '패스트캠퍼스 데이터사이언스 스쿨과정'의 환불. 이 내용을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중도에 포기했음을 알리는것 같아서...

 

하지만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 삼았던,

 

내가 겪은 일들을 글로 정리해봄으로써 나에게는 소중한 삶의 기록, 타인에게는 도움되는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라는 모토(?)를 떠올려보니 이 내용은 쓰는게 맞을것 같았다.

 

글에 앞서, 데이터 사이언스 스쿨과정을 수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쓰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워낙 후기가 많지 않은 분야인지라(+있어도 주로 긍정적인 것들..), 학원이 주는 정보가 아닌 수강생이 느끼는 것들을 알고 수강신청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환불하면서 3주간 지하철을 같이 타고다니는 분들과 티타임을 가진 것을 계기로, 그 주에 회식을 했다. 회식 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몇 명 있어서 용기내서 쓰게되었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었다.) 

 

 

나는 6개월 리프레시 휴직을 내고 이 수업을 들을 정도로, 패스트캠퍼스 데이터사이언스 스쿨 과정에 대한 기대가 컸고, 각오도 되어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수업을 들을 때마다 이 수업이 과연 나에게 맞는것일까? 라는 의심이 계속 되었다.

 

수강 등록 전, 데이터사이언스 스쿨 후기는 학원 공식 블로그 외에는 별로 없었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을 지켜본 결과 분석을 하는 사람들은 외부에 노출되는 글을 많이 쓰지 않는것 같다.) 이 과정을 수강할지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몇 자 적어보겠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대를 갖고 수업을 들었나?

 

나는 회사에서 숫자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부서에 있다. SQL로 기술 통계만 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통계적인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인지, 어느 변수가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인지, 그리고 예측 모델을 만들수 있는 역량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팀원들은 석박사를 하고 왔는데, 나는 학사라 그런 프로젝트 경험이 없어서 나에게는 모델링 업무가 오지 않는 듯했다. 맡게 되면 어떻게든 해볼텐데...

 

회사를 다니면서 수업을 들을까도 생각해봤으나, 온라인 수업은 끝까지 듣기가 쉽지 않았다. 오프라인 수업을 듣자니, 주로 강남. 너무 먼 곳에 있었고, 가격이 너무 비쌌다. (몇 번 수업 안하는데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그러다 눈에 띈 패스트캠퍼스의 데이터사이언스 스쿨FIT 과정.

 

 

'비전공자도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라는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다. 3월부터 9월까지 전일제(아침10시~밤10시) 과정. 마침 리프레시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서 휴직하고 이 과정을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과목을 듣는 것이 좋을지 모르는 나에게 수학부터 개발 전반에 대한 내용까지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여 10과목 모두 다 신청했다. (사실 개발관련 부분은 듣지 않으려고 했으나, 당시 코스 매니저가 무조건 해야한다고 해서 신청한 것도 있었다.)

 

6개월간 빡세게 공부하면, 엄청난 능력치를 가진 사람이 될 것이라 기대감이 들었다. 6개월간 아침 10시부터 밤10시까지 스터디, 퀴즈, 자습, 수업을 듣는게 쉽지는 않을거라 각오도 했다.

 

 

 

* 데이터사이언스 스쿨 수강 프로세스

전화상담 → 방문상담 (이시기에 설명회도 있었음) → 사전과제 → 수강확정 및 결제

 

 

 

패캠 데이터사이언스 스쿨 과정은 등록하겠다는 사람들을 모두 받지 않는다. 사전과제를 통해 이 과정에 정말 열정이 있는지 확인을 한다. 사전 과제는 1) 왜 수업을 듣는지 지원동기 부분과 2) 이 수업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분석을 하고 싶은지 관련 논문이나 서적을 통해 정리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전 과제를 하면서 수업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내가 분석하고 싶은 주제의 논문을 찾고, 이와 비슷한 데이터를 캐글에서 찾았을 때의 그 두근거림이란, 정말 광산에서 금광을 발견한 광부의 마음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계획서를 쓰고 있지만 수업을 들은 후에는 분석을 해서 보고서를 쓸 수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열정적으로 사전과제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사전과제 단계를 제출해서 수강이 가능하다는 메일을 3월 7일정도에 받았고 그 메일을 받고 3일이내에 결제를 해야한다는 결제페이지를 전달받았다. (무려 565만원. 후덜덜. 15%얼리버드 할인에 설명회 참석 10만원 할인을 받아 저 정도다.) 대학원 한학기 등록금이라고 생각하고 결제를 했다.

 

당시 마음가짐은 이랬다..

 

다른 사람들은 2년동안 배운 내용을 나는 6개월에 배울 수 있다. 이 과정에는 3번의 프로젝트도 있다고 하니, 프로젝트 경험도 쌓을 수 있다. 6개월간 눈 딱 감고 공부만하자!

 

주변 사람들이 6개월 휴직이면 다들 여행을 해보라고 했지만, 그 말들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6개월동안 이 수업을 듣고 업그레이드가 될 내 모습만이 그려졌다.

 

 

 

  어떤 부분이 맞지 않았나?

 

이렇게 부푼 기대와 나름 굳건한 각오를 했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수업이 시작되니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1주차는 오랜만에 학생으로 돌아가는 적응기간이라 생각해서 견뎠다. 적응하면 괜찮아지겠지.. 초반이라 그럴거야.. 이 말을 얼마나 되뇌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목금 파이썬 수업이 왕기초부터 시작해서 1주차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2주차. 많은 흔들림이 있었으나, 여기서 '포기'하는 것이 싫었다. 스터디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었다. 일단 스터디를 해보고 결정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2주차를 버텼다. 정말 나를 스스로 엄청 다독였다. 고작 2주하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3주차. 드디어 스터디가 시작되었다. 수학 스터디와 프로그래밍 스터디 2개가 다른 조로 구성되었다. 2주간 퀴즈 성적이 좋은 분들을 조장을 시켜서 조장에게 물어볼 수가 있었고 나름 동기부여도 되었지만, 이 시기에 확실히 알았다. 이 수업은 나에게 맞지 않는 수업임을.

 

 

 

1. 업무하면서 이 내용이 필요할까? 끊임없는 의심이 들었다.

 

데이터사이언스는 수학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하지만 통계가 아닌 수학을 왜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저것만으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어디서 어떻게 활용이 되는지에 대해 좀더 알려주었다면 좋을 텐데... 그래, 어디엔가 응용이 되겠지.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2번에 나온다.)

 

파이썬 기초도 마찬가지. for문, 을 배우는데, 이게 어디서 쓰이는지는 모르고 그냥 배운다. 내가 회사에서 본 그 어떤 파이썬 쿼리에도 저건 없었던것 같았는데.. 왜 알아야할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나는 배우고 싶은게 명확했다.

1. 평균대비 %차이 말고, 통계적인 유의미성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2. 표준화를 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3. 예측모델을 만들 때 어떤 쿼리를 써야 하는가?

... 이런 명확한 가려움증이 있었는데, 자꾸 다른 쪽을 긁으니 답답함이 느껴질 수 밖에.

 

하지만 수업은 '니가 뭘 필요할지 몰라서 데이터분석에 대한 모든 것을 준비했다.' 였다. 회사에서 분석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것을 왜 배울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2. 수업시간에 질문하기 어려운 분위기. 

 

첫 수업, 기초 수학(=선형대수).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정말 멘붕이 왔다. 수업도 수업이지만, 강사님이 한명씩 지목해서 칠판에 나와서 풀어보라는 이 방식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고등학교로 돌아간 느낌? (얼마나 이 내용을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긴 하지만, 이건 좀 아닌것 같았다. )

 

설명회 때는 인자한 아저씨 분위기를 풍기시더니, 수업이 시작하니 갑자기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어버린 강사님. 어떤 수강생이 기초적인 질문을 했을 때 얼굴을 찌푸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것도 모르면 어떡하냐는 그런 느낌. 사실 나는 그 질문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멘탈이 나가 있었고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판단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수강생 분의 용기있는 질문 덕분에 수업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과제도 할 수 있었다. )

 

난 모르는 것을 배우러온 것이지, 이렇게 불편한 상황을 겪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5개월 동안 이렇게 수업시간 내내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면, 이렇게 큰 비용을 주면서 감정적인 소모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런데 이전 기수에서는 더 무거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참고로, 수업은 강사님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교재로 한다.

https://datascienceschool.net/

(크롬에서 열어야 안깨짐)

예습 가이드에 강사님 홈페이지가 있기는 했었으나, 이를 교재로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면 첫날 수업이 그렇게 심한 멘붕은 아니었을텐데... 이 부분이 가장 아쉽다.

 

 

3. (문과생이 듣기에는) 다소 아쉬운 강사분들의 전달력

 

10여년간 회사생활,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고객이 한번에 이해할 수 있는 쉽게 커뮤니케이션 하려고 했다. 보고서도 쉽게 읽히는 보고서를 쓰려고 노력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이 그럴 것이다.

 

학원에 비싼 돈을 들여서 다니는 이유는 강사가 잘 정리해서 중요한 것을 콕콕 찍어 알려주기 때문이다. 전일제 수업이라 고등학교때 학원 강사처럼 어려운 내용을 쉽게 가르치던 강사를 기대를 했었나?

 

이 분들은 분명 많은 경력을 갖고 계시고, 스쿨 과정을 오랫동안 하셨다고 들었는데... 수업을 들으면 더 쉽게 나온 자료를 찾아봐야 했고, 그 자료를 보면서 '강사님이 이렇게 얘기해줬으면 내가 더 잘 이해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든 적이 몇 번 있다. '그 자료를 찾아볼 수 있게 해준 것이 강사의 역할'이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이 비싼 돈을 들여서 수업을 듣는다면, 다른 자료 찾아볼 필요 없게 쉽고 재밌게 설명해줄 수 있는 강사진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기초 수학, 파이썬 기초 2과목을 들었고 나머지 과목들도 이 두분 강사님들이 맡아서 하신다.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배우겠지만 배우면서 이런 불만을 가질 바에는 다른 수업을 듣는 것이 더 나을것 같았다.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다. 만족하면서 다니는 분들이 있다)

 

 

 

  그 외 아쉬운 점은?

 

성수동 강의장 시설이 아쉬웠다. 스쿨과정은 타 과정과 달리 오랫동안 수업이 있고, 시간당 강의비용이 저렴한 편이라 그런지 강남이 아닌 성수동에 있다. (제강빌딩 8층) 역에서는 가까우나, 시설이 좋지 않다.

 

강의실 외에 수강생들이 있을만한 공간이 없다. 10여년전 다녔던 토익학원에서도 자습하는 곳과 스터디룸이 분리되어있었는데, 여기는 강의실만 있으니 누구는 스터디를 하고 누구는 자습을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다행히 최근 성수동에 카페가 많이 생겨서 갈 곳은 늘어났으나, 비용이 문제로다!)

 

화장실이 열악하다. 변기도 뭔가 엄청 오래되어 보이고, 수압이 낮아 휴지를 변기에 버릴 수 없어서 냄새가 난다. 대학교 등록금만큼 비용을 냈는데 이런 곳에서 하루종일 있어야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이 부분 역시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하나가 맘에 안들면 다른것도 맘에 안드는 법. 만약 수업이 정말 맘에 들었다면 이런 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쿨 과정이 맞는 사람은 누구일까?

 

홈페이지에도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가 있으나, 아래 조건이 모두 부합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 수학이 재밌는 사람

첫 수업이 수학이다. 데이터분석에 꼭 필요한 수학만 배운다고는 했으나, 이 조차도 따라가지 못하면 자괴감이 많이 든다.

 

- 데이터 분석업무로 전향강한 의지가 있는 사람

'전향'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는, 이미 나처럼 데이터 분석을 했던 사람보다는 기존에 데이터분석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의심 없이 잘 따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데이터 분석을 했던 사람이라면, 숫자뿐만 아니라 이미지/영상/텍스트 분석까지 배울 강한 의지가 있어햐 할 것 같다.

 

- 이 커리큘럼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전적으로 믿고' 따를 사람.

나같이 의심이 많은 사람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이게 왜 필요하지? 라는 의심이 계속 되는데 그걸 질문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수강료가 좀 비싼가? 필요성에 대한 의심은 비용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졌다.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결제를 했고 4월부터 할부비용이 나가는데 과연 그만큼의 값어치를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 이렇게 비용에 대한 걱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수강을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그래도 꼭 듣고 싶다면 환불 조건을 확인하자!

 

사실 백문이 불여일'행'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이게 무슨말인지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기에, '환불'의 가능성도 확인해야한다.

 

방문 상담 때 환불이 가능한지 문의를 했었고, 과목별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실제 환불을 해주는 고객센터의 입장은 달랐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환불 조건이 개강전 100%환불, 1/3미만 시점에 2/3환불, 1/2미만 시점에 1/2환불이라고 나와 있길래, 기초수학과 파이썬기초가 7주 과정이라, 1/2 미만 시점인 3주차를 다 듣고 환불 요청을 했다. 하지만 1개월 초과 강의의 경우 1개월을 기준으로 1/2가 지났다고 1개월은 환불이 안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매니저님과 협의해서 과목기준으로 환불하기는 했으나.. 잘 알아봐야 한다.)

 

[환불 규정]

 

 

 

 

 

쓰다보니 엄청 길게 썼고, 부정적인 부분도 많이 쓰였다. 아무래도 환불한 이유를 쓰다보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수업을 듣는 수강생분들이 있다. 수업에 거는 기대는 사람마다 다르니, 무엇이 옳다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나의 경우는 이 수업을 듣기 위해 휴직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환불을 했고, 나에게 맞는 다른 수업을 찾았다.  (그 수업은 1주일에 1회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다.) 이제 남은 휴직기간을 알차게 쓰고 싶다. 앞으로 몇년간 이런 꿀같은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테니..

 

아무쪼록 이 글이 데이터사이언스 스쿨 과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by J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