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일상/일상의 꿀팁

프랑코폰타나 전시회(feat.채보미도슨트) 가기 전 필독!

Soo♥JJeong 2023. 2. 4. 17:50

오랜만에 동생과 연차를 맞춰서 금요일 오전 전시회에 다녀왔다. 삼성역 근처 섬유센터에 위치한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진행중인 프랑코폰타나 전시회. 하루가 지났지만 계속 생각이 나서 후기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전시회 가기 전에 알면 좋은 것들

1. 전시회 작품들은 모두 사진(그림 아님)

2. 프랑코폰타나는 이탈리아인이며, 현재 90세의 생존 작가. 

3. 사진촬영 가능(플래시, 영상은 금지), 포토스팟은 아래의 W, Y 앞(도슨트 설명)

가장 색이 많았던 공간. W와 Y자 앞에서 찍는 사진이 베스트 컷이라고 함

4. 도슨트는 평일 11시/14시/16시이며, 약 50분 진행. 입장객은 무료로 들을 수 있음.

 오전 11시가 관람객이 적은편이라고 하니 가급적 오전에 가자. 11시~12시까지 도슨트 설명듣고, 작품들 사진 찍고나면 12시가 훌쩍 넘는데 직장인들의 점심시간과 겹치지 않아 점심도 원하는 곳에서 여유롭게 먹을 수 있다. 

 

5. 굿즈가 정말 다양하다.

도록, 엽서, 프린팅, 책갈피뿐만 아니라 마그넷, 마우스패드, 박스테이프, 핸드폰케이스, 쇼핑백 등 정말 다양한 형태의 굿즈가 있다. 다만 그림 종류가 제한적인데, 만약 맘에 드는 그림이 있다면 여러 종류로 사는 것도 좋을 듯.  

 

  채보미 도슨트 좋았던 점

프랑코폰타나 전시회에는 도슨트가 2명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방문한 날에는 채보미 도슨트가 진행했다. 많은 전시회를 다녀봤지만, 이번 도슨트가 가장 집중이 잘되었다. 

 

1.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져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몇몇 작품 앞에서 '이 작품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라는 질문을 하는데, 바로 설명을 듣는 것보다 생각할 시간을 주어서 좋았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어서 이들의 창의적인 대답이 재밌었다. 

무엇처럼 보이나요?(조명이 태양처럼 찍혔으나, 원래 사진에는 없음)

 

2. 프랑코폰타나 사진이 어떤 지역에서 찍힌 것인지, 이탈리아에서 찍은 다른 각도의 사진을 보여준다.

폰타나의 작품 중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있는 작품이 많이 있는데,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나무가 한 그루가 있는 지역이 많이 있다며 본인이 2개월 전에 이탈리아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명해준다. 그리고 프랑코폰타나의 사진이 많은 '바실리카타(이탈리아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고 함)'에도 가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주어 그 지역이 실제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탈리아는 이렇게 나무 한그루만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붓칠 질감이 느껴지는 왼쪽 상단 사진. 실제 사진을 보면 이해될 것이다

 

3. 당시 미술사조뿐만 아니라, 광고까지 연결된 설명. 상식이 쑥쑥 늘어난 느낌이다. 

(이 부분은 메모장 필기가 명확하지 않아 기록 생략)

몬드리안, 로스코, 마그리트, 키리코, 에드워드 호퍼(쓱닷컴 광고) 가 등장했다.  

 

 

  전시회 보고 나서 알게된 점 & 달라진 점.

1. 사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진다. 

언젠가 '사진은 전경,중경, 배경이 있어 깊이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전경과 배경이 있어야하니 그 사진에 많은 것이 담겨있을 수 밖에.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많은 풍경을 한꺼번에 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다행인 것은 도슨트도 비슷했다는 것) 

 

프랑코폰타나는 깊이감이 느껴지지 않는 2차원의 면과 선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이것이 정말 다른 특징이다. 

3개의 흰 선은 파도라고 한다

 

2.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진을 여러 장 찍으면 맘에 드는 것 1장은 건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셔터를 많이 눌러댄다. 하지만 일침을 가한 폰타나의 한마디. 

사진은 내가 생각한 것을 찍어야 한다

 

기다림으로 얻은 사진. 노란색 택시들과 노란색 트럭

 

 하지만, 가끔은 우연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에 그 우연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3. 주변에 보이는 건물, 아스팔트 바닥 등이  달리 보이며, 나도 폰타나처럼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폰타나의 거의 대부분의 사진이 수직, 수평을 정확히 맞추고 있다. 그리고 피사체의 전체를 찍는 것이 아니라 부분을 확대해서 찍은 경우가 많다. 여러 건물의 색감과 그림자를 완벽히 이용해서 그림같은 사진을 찍은 것을 보니, 내가 보이는 건물들의 일부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지는 욕구가 든다. 

바닥도 예술이 되는 시기에 살고 있다.

라는 도슨트의 말이 귓가에 울리며, 아스팔트 바닥도 달리 보인다. 

헤진 아프팔트 바닥도 폰타나가 찍으면 작품이 된다

 

프랑코폰타나 전시는 3월 1일까지 한다니, 꼭 가보도록 하자. 사진을 보는 뷰가 달라질 것이다. 

 

장소 : 삼성역 4번출구 마이아트뮤지엄

기간 :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