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문득 향수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차도르로 얼굴을 거의 다 가리는 중동 여성들은 화려한 속옷을 입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나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니, 풍선 효과일까? 갑자기 향수에 관심이 쏠렸다. 생각해보면 후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호강을 잘 못하는 감각이다. 시각은 좋은 풍경을 보기 위해 여행을 가고, 미각은 맛집을 찾아가고, 청각은 좋은 음악을 들으려 노력한다. 촉각은 개개인의 차이가 있으나, 보드라운 이불을 덮거나 사랑하는 이를 쓰담 쓰담하며 나름 호강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후각은 미각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상황에서 단독으로 사용될 때, 나쁜 냄새를 피하는 역할로 이용된다. (물론 아주 가끔 좋은 향수 냄새를 맡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안 좋은 냄새를 맡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