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호사스러운 여름휴가를 꿈꾼다. 몇 년 전부터 수영장이 있는 독채 풀빌라를 가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코로나로 해외를 못 가게 된 요즘, 독채 풀빌라를 찾다가 정동진 비치크루즈 인피니티 풀빌라를 발견하게 되었다. 객실 안에 우리만 쓰는 인피니티 풀이라니! 가격이 좀 있었지만, 예약을 하고 말았다.
2박 3일간의 꿀 같은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여기는 꼭 블로그에 남겨야겠다고 다짐했다.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 어떤 점이 특히 맘에 들었는지,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이용 팁과 함께 예약할 때 궁금했던 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맘에 들었던 점, 정보들
1. 객실 내 인피니티 풀, 물이 고여있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객실에 연결된 수영장이 '인피니티 풀'이라는 정보만 있었는데, 세상에나. 그 물이 계속 흐른다! 즉, 물 위에 먼지나 다른 이물질이 쌓일 일이 없고, 계속 수질관리가 되는 것 같다. (물안경을 끼고 물 안쪽을 봤는데 깨끗했다.) 알고 보니, 인피니티 풀 원리가 물을 계속 흐르게 해서 수영장과 하늘 또는 바다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큰 인피니티 풀빌라를 가본 적이 있었지만, 여러사람이 함께 쓰는 곳이어서, 물이 계속 흘러가는지 인지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우리만 쓰는 프라이빗한 인피니티 풀에서 튜브를 타고 가만히 있으니 물의 흐름을 느끼며 둥둥 떠다닐 수 있었다.
많은 풀빌라들이 '프라이빗한 개별 수영장'을 강조하지만, 객실 내 인피니티 풀빌라는 거의 보지 못했다. 공용으로 이용하는 큰 인피니티 풀빌라도 많지만, 우리나라 호텔 중 객실 테라스에 있는 인피니티 풀빌라는 비치크루즈와 밖에 없는 것 같다. (혹시 객실에 있는 인피니티 풀빌라를 아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2. 객실 내 인피니티 풀, 저녁에는 조명도 들어온다.
우리 객실안에 있는 풀장이다 보니, 시간제한도 없다. 게다가 저녁에는 조명이 들어와서 더 예쁘다. 조명을 활용해서 그림자를 만들면서 노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7시 쯤 풀에 조명이 켜졌고, 10시쯤 조명이 꺼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3. 편리한 동선 : 수영장이 있는 테라스 바로 옆에 씽크대(+냉장고)가 있다.
방에서 인피니티 풀이 있는 테라스로 나가기 전에 씽크대가 있고, 싱크대 하부장에 미니 냉장고가 있다. 이 미니냉장고에 과일이나 음료수를 넣어놓으면 수영을 하다가 꺼내먹기 너무 좋은 동선이다. 게다가 싱크대가 있으니 과일이나 손을 씻기도 너무 편하다. 이용자의 동선을 고려한 디자인. UX의 개념을 아는 사람은 이런 것에 감동받는다.
이용 팁!
수영하다가 간식으로 과일을 먹으면 꿀맛! (칼이 별도로 없으니, 필요한 경우 챙겨 올 것)
밤이 되면 인피니티 풀 조명을 이용해서 재밌는 사진도 찍어보자.
4. 넉넉한 수건과 향 좋은 어메니티, 무료 미니바
객실 테라스에 인피니티 풀이 있다 보니, 수건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바닥이 대리석이라, 물이 닿으면 엄청 미끄럽다. 화장실까지의 거리가 있어 수건을 쓰고 나서는 계속 바닥에 깔아놓았다. 2일 동안 수건 추가 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수건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화장실뿐만 아니라 방 안에 있는 욕조 옆에도 큰 수건이 3장 더 있다.)
그리고 샴푸, 린스, 바디클렌져 어메니티는 몰튼브라운. 향이 너무 좋다. 상큼한 향인데 지속력도 좋은 듯. 칫솔, 치약도 4개 셋트가 들어있었다. (4인가족 기준이라 4셋트가 있는 듯)
그리고 무료 미니바! 호텔에 가면 미니바가 계속 나를 부르는 것 같다. (이런 견물생심...) 그런데 무료 미니 바라니. 들어있는 건 몇 개 없는데, '무료 미니바'라는 단어가 뭔가 서비스받는 느낌이다.
5. 알차게 사용 가능한 쿠폰북 (공홈 예약자에게만 제공)
체크인할 때, 쿠폰을 3장 받았다. 조식 1만원 상품권, 범선횟집 어국 1만원 상품권, 스카이라운지(썬크루즈 10층) 아메리카노 2인 무료 쿠폰. 이 3개 쿠폰을 2일차에 모두 다 사용했다. (유효기간은 체크아웃 날짜까지, 계산 시 보여줘야하니 꼭 지참해 다니자. 안 가져와서 나중에 결제 다시해달라고 하면 안 된다고 쓰여있음.)
썬크루즈 호텔 이용객은 조식을 30%할인된 금액인 1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데, 1만원 상품권을 중복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2명이서 조식 이용 시 28,000원이다. (조식은 10:30까지 이용 가능, 10시전에 입장해야함) 사실 엄청 종류가 많은 것은 아니었는데, (10시에 갔더니 빈 접시만 있는 것도 있었음) 첫날 저녁을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조식이 맛있게 느껴졌다. (오믈렛, 알감자 추천) 아쉽지만 즉석에서 해주는 요리는 없었다.
조식을 먹고 10층 스카이라운지에 가서 쿠폰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테이크 아웃했다. (조식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밖에 없다.) 그리고 1층 편의점에 들러서 물과 간식을 구매해서 객실로 돌아가면 저녁 먹을 때까지 안 나와도 된다.
범선횟집 '어국'도 썬크루즈 호텔 투숙객은 30% 할인이 적용되는데, 1만원 상품권이 중복으로 사용 가능하다. 우리는 대게+모듬회+와인 2인셋트메뉴를 먹었는데, 총 155,000원이 나왔다. (뚜껑밥 해달라고 하면 재료- 참기름과 김가루가 들어간 그릇을 주시는데, 거기에 밥을 비벼서 게뚜껑에 넣으면 됨.)
이용 꿀팁!
조식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가급적 빨리가자. 음식 리필을 안 해주는 것 같다. 10시쯤 갔더니 없는 것도 있다.
스카이라운지는 아메리카노 외에는 50% 할인인데, 주류는 제외된다. (칵테일이 있어서 저녁에 가도 좋을 듯)
어국은 6시 이전에 가야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다. 7시 넘으면 코로나 상황임에도 대기가 있다.
6. 가격, 맛 다 괜찮은 룸서비스
첫날 도착하자마자 배가 너무 고파서 치킨+생맥주 룸서비스를 시켰다. 반반치킨이 2만원, 생맥주가 14천원으로 크게 비싸지 않고, 맛도 괜찮았다. (주문 후 객실 배달까지 30분정도 걸림) 다만 입 짧은 2인이 먹기에 치킨 한 마리는 푸짐해서 남겼다.
아쉬운 점 : 2%의 디테일이 아쉽지만 참고하자!
1. 물은 추가 제공이 안된다(고 단호박 응답)
미니바에 물 500ml가 4병이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우리는 하루 만에 거의 다 마셨다. 다음날 아침 프런트에 물이 추가로 제공되는지 물어보니, 물은 추가로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다. 편의점에 가서 구매를 했는데, 오는 길에 정수기가 있는 곳을 발견했다. 물은 추가로 제공되지 않지만, 정수기를 이용하면 된다고 안내를 해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안내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는 계속 수영장을 이용하느라 청소를 요청하지 않았는데, 청소 시 물을 추가로 주는지는 알 수 없다.
2. 청소 서비스 미이용 표식 없고, 필요시 어떻게 하면 된다는 응대가 없었다.
많은 호텔들이 청소를 원하지 않는다는 표식을 걸어둘 수 있는데, 비치크루즈는 청소를 원치 않는다는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못 찾은 걸까.) 남편이 낮잠을 자는데 청소가 필요 없었는지 묻는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난 풀장에 두둥실..) 필요 없다고 하니, 그냥 끊었다고. 청소를 하게 되면 수건, 어메니티를 바꿔줄 텐데, 지금 당장 청소를 하지 않지만, 필요하면 어디로 가라던지, 아니면 객실 앞에 둔다던지 하는 대안을 제공하지 않는 게 아쉬웠다.
3. 예약할 때 예약 취소, 변경 관련 기준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공홈에서의 예약은 예약과 동시에 결제가 된다. 당장의 앞날을 알기 어려운데, 한 달 이상 남은 여름휴가 숙소 비용을 결제하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언제까지 취소/변경 수수료가 무료인지 공식 홈페이지를 열심히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검색을 통해서 일주일 전까지 취소 수수료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야 맘 편히 결제를 할 수 있었다. 결제 후 문자를 통해서 취소 변경 수수료에 대해 공지했지만, 예약 시점에 미리 알려주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아쉬움들이 있었지만, 사실.. 인피니티 풀이 이런 아쉬움을 다 덮어버렸다. 이번에는 예약할 때 궁금했지만 가서 보니 알게 된 점들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한다.
예약할 때 궁금했던 점, 다녀와보니 알겠다!
Q. 비치크루즈의 인피니티 풀빌라 VS 프라이빗 인피니티 풀빌라, 뭐가 다를까?
홈페이지에 인피니티 풀빌라와 프라이빗 인피니티 풀빌라 2가지 종류가 있었다. 프라이빗 인피니티 풀빌라는 천장이 모두 막혀있고 인피니티 풀빌라는 천장이 없는 것으로 보였지만, 우리에게 배정된 1326호는 1/3 정도 가려주는 천장이 있었다.
썬크루즈 공식 홈페이지 예약 : http://www.esuncruise.com/view/roomReservationStep1.do#roomInfo
Reservation
예약 step01 필수선택 및 옵션사항 입력 --> STEP01 필수선택 및 옵션사항 입력 STEP02 결제정보 확인 STEP03 예약완료 확인 현재 필수선택 및 옵션사항 입력 단계입니다. 초기화 예약하기
www.esuncruise.com
정동진 썬크루즈 최저가 확인 : https://myrealt.rip/3nEJ92
천장이 막혀있으면 위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내세웠지만,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좀 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프라이빗 인피니티 풀빌라를 이용해 보지 않았지만, 천장과 벽이 있으니, 옆 호실 소음이 좀 덜하지 않을까 싶기도)
Q. 비 오는 날, 인피니티 풀빌라는 이용하기 어려울까?
마지막 날 아침 소나기가 와서, 비 오는 날 인피니티 풀빌라를 경험하게 되었다. 천장이 1/3만 있다 보니 아무래도 비가 많이 오면 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비가 미친 듯이 오지 않는다면, 비를 맞으며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듯하다. 아래 사진처럼 비가 오는 데도 옆 호실 분들은 엄청 신나게 노는 소리가 들렸다. (10시 퇴실이신지, 쨍해진 다음에 조용해짐)
개인적으로 햇빛의 쨍함과 그늘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인피니티 풀빌라가 더 맘에 들었다.
참고로, 햇빛의 쨍함은 오전에만 느낄 수 있다. 오후가 되면 해가 넘어가서 햇빛의 쨍함을 느끼기 어렵다.
비치크루즈 인피니티 풀빌라 이용 꿀팁!
해가 넘어가면서 햇빛이 쨍한 부분이 줄어드는데, 그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1시(B타입 퇴실시간)~2시(A타입 입실시간)가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시간이며, 놀기 딱 좋은 시간이다. 2박이 부담된다면, 1박을 하고 시간당 5만원을 더 내고 3~4시간 더 추가 이용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그 외 알면 좋은 것들
1. 네비 검색 시, 주소로 검색해야 한다. (썬크루즈 주차장과 비치크루즈 주차장은 다른 곳임)
2. A타입(2시입실-10시퇴실), B타입(3시입실-11시퇴실)은 도착 가능한 시간에 선택하면 될 것이다.
3. 수영복은 여러 벌 가져오는 게 좋다. 젖은 수영복을 다시 입기 불편할 수 있고, 이렇게 예쁜 곳에서 사진을 많기 위해서라도 여러벌 준비해오자. 튜브는 요즘 트렌드인 투명 튜브 강추.
4. 호텔 밖으로 나가거나, 썬크루즈 쪽으로 이동할 때도 객실 카드 키가 필요하다. (1개로 돌려쓰는 것 가능하나, 가급적 2개 다 갖고 다니자)
5. 젖은 옷으로 호텔 출입이 어렵다는 주의사항이 있어서인지, 바닷가에서 노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2박 3일 동안 지낸 비치크루즈 인피니티 풀빌라. 블로그를 쓰며 그 시간들을 곱씹어본다. 너무나도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번에도 또 이용하고 싶다. 그 때는 이번에 느꼈던 아쉬운 점이 개선되었기를. 앞에 있는 바다에서 스노클링도 해보고 싶다. 이 글이 비치크루즈 정보를 찾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조만간 또 다른 리뷰로 찾아오는 걸로!
-by J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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